老人도 老木(고목)처럼 고가의 대우를 받는 경우도....
뒤안길에 가려졌던 노인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주인공은 오늘 10시 단국대에
서 뇨료법(尿療法) 연구로 당 년 80 산수(傘壽)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기
일 박사다. 몇 일전부터 각 방송과 신문에서 이미 보도되어 기정 사실이겠으나
필자는 과거에 한 솥에 밥을 먹던 동료로 학위 수여식을 처음에서부터 축하의
오찬까지 참여하고 느끼는 감회는 인생으로서의 최고, 최상이라고 표현해서는
너무 부족함을 송구하게 생각할 뿐이다. 학위를 수여하는 총장이나 대학 원장
도 유 벌 나게 정담을 곁 드릴 뿐 아니라 어디서 모여드는지 신문, 방송 기자
들이 운집해서 취재 경쟁을 벌리는 통에 장내의 혼란을 가저왔고 이는 수여식
이 끝나고도 그가 실험하고 연구하던 각 연구실을 배회하며 인터뷰를 오래 동
안 계속하고도 또 자택 방문 취재를 오겠다고 여러 언론사에서 독촉이 쇄도
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에 저렇게 입신 양명할 수도 있는 것 일가 나 자신을
의심하며 오늘의 이 대학 학 석 박사 학위 수여식은 이 김기일 박사 학위 수
여가 꽃을 피워 대학의 위상을 한층 드높인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른 같은 수준의 백 수 십 명이 받은 박사학위도 질이나 의미에 있어 같을
것인데 그렇게 천 양 지 판인 것은 물론 건강과 장수를 별 비용 드리지 않고
성의 만 있으면 된다는 특수성도 있겠으나 다른 늙은이는 회망도 의욕도 없이
무위도식하는 나이에 목표를 가지고 의욕, 용기 그리고 초지일관의 의지로 만
난과 만고를 극복하고 많은 사람에게 공헌하는 것을 보람으로 생활을 개척한
노인의 표본에 대한 숭모의 표현이라고 여겨진다. 자고로 우리나라는 유교의
장유유서의 윤리관도 있겠으나 학식과 덕망 뿐 아니라 연령에 비례한 경륜을
존중해서 연장자의 언행은 연하자의 행동지표가 되어 이것이 하나의 미덕이
었던 것이다. 반면에 고령자의 수가 지금의 몇 십 분의 1도 안될 때는 신경
쓰지 말고 오래 사라고 뒷방에서 보지도 못한 척 듣지도 못한 척 묻는 말에
만 답변하고 살라는 것이 노인의 처세술이기도 한 때가 있었다.
과학의 발달과 생활 여건의 향상으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서 고령화, 고
령사회가 되면서 고령자의 복지를 젊은 층이 부담할 수 없기 때문에 건강유지
와 함께 고령자의 취업을 국책으로 추진해서 다 양한 경륜의 고령자 인력을
생산에 동원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연녕을 기준으
로 획일적으로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종까지도 젊은이가 가지며 퇴출시키는 풍
조가 풍미하면서 고령자의 경험은 낡아서 불 필 물이라고 하는 풍토가 만연하
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원인 분석은 입에 담기도 혐오감이 나지만은 실사구시 처
지에서 부득이 5.16 군사 쿠데타의 박정희 군사 문화를 또 들출 수바께 없다.
그는 군의 속성인 속도, 촉각, 무사고의 행동주의 외에 정체를 음폐하고자 국
방담당 남노당 조직책의 변신을 과시코자 그 계보를 제공함으로써 사형도 면
하는 것처럼 각 분야의 고명한 전문가를 매수해서 위장하고 독선을 자행했기
때문에 생각이 깊지않게 박정희 타도에만 열중했던 386 세대 같은 사람들은 도
리어 지식, 기술 그리고 많은 경륜의 덕망있는 고령자가 이 사회를 황폐화 시
시켰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차라리 무식하고 경험 없고 덕망이 없는 사람이 참
신하면서 이런 저런 핑계가 없는 젊은이가 신진 개혁세력으로서 쓸모가 있다
고 하는 것이 오늘의 한국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된다. 고목의 그늘과 묘목의 그늘을 비교할 필요가 있겠는가! 할머니 김
밥, 떡볶이, 곰탕, 소머리 국밥, 고추장 등등 선호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는 가?
우리의 각 분야에 대해서 외국의 전문가들이 평가한 공통 분모는 경쟁력이
없고 희망이 없다는 것이라고 본다. 손이 잽싸게 논다고 손으로 가서 발로 일
을 하면 능률적이라고 보는 우리 사고 방식을 고쳐서 촉각이 빠르게 움직일
일은 청소년에게, 전후좌우를 생각할 필요가 있는 일은 장년에게 깊이 심사
숙고해서 기획하고 준비해야할 일은 학식과 경륜이 풍부하고 인생을 음미할
수 있는 원숙한 사고력을 가진 고령자에게 배당하면 우리의 앞날도 하나 식
제 자리를 잡아 갈 것으로 굳게 믿는다. 대뇌가 할 일을 말초신경이 해서는
안된 다고 하는 것이 바로 플라톤의 사회 유기체 설이라고 본다.
2004. 2. 20 송암 홍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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