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자(七字)와 인 생(人生)
예로부터 "인 생 70 고래 희(古來 稀)라고 사람이 70 살기가 드물다고 해 왔고
거기에 일곱을 보탠 7십 7세(七七 歲)를 희수(喜壽)라고 불러 왔으나 이는 물론 현
행 연령 법에 의한 것은 아니고 관행에 따른 것은 물론이다. 필자가 그 희수의 연말
을 맞고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그래서 인지 비교적 즐거운 일도 많았든 것 같다.
이 七 字는 사람과 관계가 많으니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귀한 손자를 얻으려고 7성당을 차려놓고 칠성님을 모시고 지극한 정성을 드리고 살림이 어려운 집에서도 장독 대에 정화수라도 떠놓고 치성을 드려 옥동자를 얻는 것으로 알고있는 가운데 애기를 분만하고 보면 7규(竅)의 얼굴과 아래로는 8 번의 고추와 9 번의 항문을
갖추고 나온다. 병원이 보급되기 전에는 가정에서 출산하는 처지에서도 영아와 산모를 보호하고자 첫 7 간은 대문에 금줄을 치고 외인과 불결한 물품의 출입을 금하고 3 7까지는 산모를 정성껏 정양을 시켰다. 이 아이는 7 분도미의 7 첩반상기 식사와 7 색 의복으로 7 고와 7 난을 7 전 8 기로 극복하며 7 서를 읽어 7 정을 함양하면
7 석제에 급제하여 7 품계의 벼슬이 시작된다. 그래서 여말 7 현(賢)이 배출하여 수려한 산수를 벗삼아 우국충정을 논하기도 했다. 그러는 중에 7 세가 되면 "남녀 7 세부동석"으로 이성간에 경계를 했다. 후손도 일직보고 일손도 얻고자 손자가 7 세만 되면 손자며느리는 그의 약 배가되는 나이의 7 보족두리, 7 보단장의 규수를 맞이하
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신랑 아버지는 30 세만 되면 손자를 보고 할아버지가 된다. 이래서 순조롭게 풀리는 집안에서는 6십대 초반의 고조 할아버지가 5세를 거느린 대가족을 형성했었다. 그러므로 30대에 늙은이, 4십대에 중늙은이, 5십대에 상늙은이가 되어 의료기술도 발달하지 못해 70 살기가 매우 드물었다. 따라서 요절하는
경우도 흔히 있었다. 이렇게 타계하면 수의로 7 성 포라고 삼베로 옷을 마련하고 일곱 띠로 묶어 양지 바르고 물이 나지 않으며 산세가 좋고 앞의 경관이 좋은 곳을 찾아 변 토가 나오면 시체가 들어갈 알 톱을 7 치를 파고 밑에 7 성 판을 깔고 시체를 안치 후 7 홍 대로 덥고 좋은 흙을 넣어 봉분을 정성껏 만들고 잔 띠를 입히면 7 일
장은 끝난다. 과거에는 첫 기일에 소상을, 둘째 기일에 대상을 지내고 7 일 후 탈상으로 상복을 벗었으며 효성이 지극한 상주는 묘소 옆에 막 사를 짓고 시묘를 했었다. 근래에 와서는 부모가 작고하면 흔히 7 불을 모시는 절에 위패를 모시고 운명 후 7 일에 시작하여 매7 일에 제사를 올리고 7 7일이 끝나는 49 일제는 탈상으로 성
대하게 모신다. 이렇게 한 인생이 모두 끝나는 것이다.
그리고 서구문명이 들어오면서 모든 국민이 1 주 7 일 단위의 우리 생활 패턴이 형성됐다. 이러고 보면 유교, 불교 그리고 기독교 문화가 다 같이 공통적으로 오늘의 우리 생활을 온통 7 자로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2003. 12. 19 송암 홍정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