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 年 예 찬

 
정 우 택 (세명대 대학원장 6·8회)
 

 

우리 동기동창인 6·8회기가 재경총동문회장 임기를 5월로 마감한다고 한다.

  차기 제천중·고재경총동문회장은 우리 후배기가 맡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이제 우리도 늙긴 늙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늙더라도 곱게 늙어야지, 뜻있게 늙어야지 하는 뜻에서 오늘 이글을 엮어 가고 싶다. '설혹 60세가 되더라도 60만큼 변해야 한다'(六十而六十化)는 성현의 가르침이야 말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나이에 걸맞게 성숙돼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Endes Gut, Alles Gut, 이란 독일말이 바로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언젠가 우리동창 吳모군과의 대포한잔 자리에서 늙은이의 아집과 무위의 노추(老醜)론은 의미가 있었다. 사람이 늙어가면 쓸데 없이 자기주장만 펴는 아집에 빠지기 쉽고, 세상이 모두 끝난것처럼 무위에 사로잡히는 것에 대한 경계였다. 사람이 늙어가면 또한 자신의 인생관이란 잣대로 남의 인생관을 가늠하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힘을 발견할 수 있으나 안 될 일이다.

  각자는 저마다 자기만의 진취적 인생관을 가지고 그 인생관을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그 일생이 아름답지 않겠는가? 거장 피가소가 90세에 '근위기병과 나부'라는 대작을 시작했을 때 노욕이라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이 늙을수록 원숙해 지고, 일에 대한 욕망을 가질 때 추하지 않게 젊게 사는 지혜일 것이다. '老'자는 '늙었다'는 뜻도 있지만 '익숙하다'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어 노련, 숙련을 말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제일 좋은 술을 '老酒'라고 한다는데 이 술을 마시게 되면 마실수록 '도연(陶然)'하게 취해지고 곧 기분좋게 깨어지는 술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바로 넓고 큰(蕩蕩한)경지에 들어 간다는 의미이니, 뜻을세우기에 따라 할 일이 많다.

  우리모교의 졸업생이 50회가 배출되었으니 70객의 선배님으로부터 60이상의 많은 노년층 동문들이 계시고 바로 이분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늙었다고 '아집과 무위'속에 빠지면 본인도 손해보고 모교에도 기여할 한 인재가 사라지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 것을 안타까워 후회만 하고 자포자기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완성되는 하나의 즐거움으로 생각하는 슬기로운 인생관이 마음을 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긍정적, 적극적 사고를 가질 때 이루어 질 수 있는 과업이 있을 것이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최선을 다하여 사는 것이 보람있는 일이 아닐른지? 100세가 된 노법학자가 열심히 한국사를 공부해서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얘기는 내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 선배동문중에도 50넘는 나이에 등단하여 대가의 경지에 이른 늦깎이 소설가도 있다. 사회에서 노인층의 역할이야말로 원로그룹이며, 리더그룹이며, 사회적 위계질서의 상층부를 형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제중고 동문회에서는 노년층과 장년층, 청년층의 서로 다른 역할이 있으며, 이 또한 모교의 교훈인 '화'의 정신이다.

  미국시인 사무엘 울만이 말한 '사람은 세월을 거듭했기 때문에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었을 때에 늙는 것'이라는 명언은 두고두고 새겨들을 얘기다.

  바로 노년층의 제중고 동창회사무실들이 모교발전과 사회발전, 자신들의 발전을 위한 열띤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추한 노인이 아닌 생기넘치고 발전하는 젊은 사고를 가진 노인층, 즉 사회와 동창회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